첨단 방호 다 모여라! – ②덩치를 보니 딱 짐승이네!
비밀경호국은 JFK 피격 이후 의전차였던 링컨 컨티넨탈 X-100(경호코드명)을 다시 만드는 작업에 돌입했다. 퀵 픽스(The Quick Fix) 작전이다.
육군재료기계연구소와 코팅자재기업 PPG 인더스트리, 포드 엔지니어팀(링컨은 포드 산하다)이 참가했다.

미국국립문서기록보관청
지붕은 고정식으로 바꿨다. 폴리카보네이트로 마감한 13중 접합 방탄유리를 씌웠다. 두께가 4.6cm에 달했다. 여기에만 12만5천 달러가 들었다.
차체엔 티타늄을 입혔다. 알루미늄으로 코팅한 런플랫 타이어를 신었다. 연료탱크는 깨지더라도 유출을 최소화하는 다공성 발포 매트릭스로 만들었다.
비밀경호국이 성능을 강화한 의전차들을 꾸준히 제공했지만 후임 대통령들은 ‘퀵 픽스 X-100’을 때때로 이용했다. 개방감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1977년 초에야 퇴역했다.


JFK의 X-100은 2대였다. 워싱턴 D.C 시 당국은 똑같은 GG 300 번호판을 2개 발급했다.
코치빌더 헤스앤아이젠하트(Hess&Eisenhardt)의 윌러드 헤스는 재개조를 위해 입고된 X-100의 번호판 2개를 버리지 않았다. 2000년 그가 사망하자 딸 제인이 물려받아 부엌 서랍에 보관했다가 2015년 경매에 내놓았다.
당시 딸 제인은 “아빠의 차고로 옮겨졌을 때 묻어 있던 피를 기억한다”고 말했다. 열혈 케네디 수집가가 10만 달러에 낙찰받아갔다.
경호에 필요한 아이템을 보태느라 점점 무거워졌다. 존슨의 의전차는 무게가 5톤을 넘겼고, 1972년 닉슨의 의전차는 6톤에 육박했다.

존 힝클리가 의전차를 타기 직전의 레이건을 표적으로 삼았다. ‘Röhm RG 14’ 리볼버 권총으로 여섯 발을 쏘았다. 직접 맞히진 못했다. 총소리가 나자마자 경호원은 의전차 안으로 레이건을 밀어 넣었다. 마지막 여섯 번째 총알도 차체에 맞았다.
처음엔 총에 맞은 줄 몰랐다. 경호원이 거세게 태우는 바람에 갈비뼈가 부러진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방탄 재질의 차체에 튕겨 나간 유탄이 왼쪽 겨드랑이로 파고들었다. 폐를 뚫고 들어가 심장에서 2.5cm 떨어진 곳에서 멈췄다.
조지 워싱턴 대학병원에 4분 만에 도착해 긴급 수술을 받았다. 레이건은 응급실의 의료진들에게 “여러분 모두 공화당원이어야 할 텐데요”라고 농담했다고 한다.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아내 낸시에겐 “여보, 몸을 피하는 걸 깜빡했어”라고 말했다.
레이건 외에 백악관 대변인 제임스 브래디, 경호경찰 토머스 델라한티, 경호원 팀 매카시가 총에 맞았다.

힝클리는 성애증을 앓고 있었고, 당시 여배우 조디 포스터에 집착했다. 1980년 하반기 내내 포스터에게 수많은 편지와 메모를 썼고, 두 번이나 통화를 했다. 힝클리는 “국가적 인물이 된다면 포스터와 동등해질 것”이라고 확신하고 대통령을 표적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1981년 3월 초 포스터에게 쓴 서너 장의 집착메모를 갖고 있었지만, 경찰은 힝클리를 추적하지 못했다. 힝클리는 35년이 지난 2016년 9월 석방됐다.
사건은 당시 열여덟 살이던 포스터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예일대를 휴학하고, 개인 경호원을 고용했다.
레이건은 피격 12일 만인 1981년 4월 11일 퇴원했다. 퇴원 이후 외부 활동을 할 때마다 방탄조끼를 꼭 챙겨입었다.


클린턴 이후 의전차는 캐딜락이었다. 기함 ‘플리트우드 브로엄’을 개조했다. 아들 부시 때 의전차용 모델을 별도로 개발했다. 1명만을 위한 차, 최고를 위한 차, ‘캐딜락 원’의 시작이다.
드빌이나 DTS의 앞뒤 모습을 적용했을 뿐, 기본부터 아예 다르다. 서버번이나 에스컬레이드 등 GM의 풀사이즈 SUV 플랫폼을 기반으로 했다. 무게는 6톤(추정 무게 6,400kg)을 넘긴다. 거대한 장갑무장 차량, 그래서 ‘The Beast(야수)’라고 부른다.

오바마 의전차는 더 무겁다. GMC 트럭 톱킥의 플랫폼이 바탕이다. 차체는 특수강, 티타늄, 알루미늄 등을 총동원했다. 도어두께는 200mm, 유리두께는 130mm다.
타이어는 대전차 지뢰에도 견딘다. 높이도 1.8m에 달한다. 이러니 무게가 9톤 이상이다(추정치 9,100kg). 최고 속도가 많이 나올 수가 없다. 97km/h다.
덩치를 끌기 위해 8기통 6.6리터 터보 디젤 엔진을 사용한다. 승용차용 가솔린 기관의 토크로는 부족하다. 경유는 혹 모를 피격 때 폭발 위험도 아주 낮춰준다. 연비는 리터당 2.8km다.
화학 공격에 대비해 승객석 완벽 밀폐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연막탄, 최루탄 발사기, 고성능 샷건 등은 방어용이다. 응급 상황에 대비해 대통령과 같은 혈액을 비치한다.


오바마는 2013년, 지역 표준 번호판을 써달라는 워싱턴 D.C 주민들의 청원을 받아들였다. 표준 번호판에는 “대표 없는 과세 부담”이라는 문구가 있다.
미국 헌법은 의회를 주(州) 대표자들로 구성하도록 규정한다. 워싱턴 D.C는 특별구(District of Colombia)여서 상·하원의원도, 자체 입법권도 없다. 그럼에도 세금은 꼬박꼬박 내야 해서 억울하다는 의미의 문구다. 오바마 이후 트럼프와 바이든도 이 문구가 적힌 번호판을 달고 있다.
워싱턴 D.C 차량관리국은 대통령 의전차에 800 002라는 번호판을 부여했다. 취임식 당일에는 몇 대 대통령인지 알려주는 숫자만 들어간 번호판을 부착한다. 바이든은 46이었다.
수명이 다한 의전차는 어떻게 될까. 비밀경호국이 폭파해 해체한다. 방어 능력도, 제조 능력도 공개해선 안 되는 국가기밀이다.

2014년 비밀경호국은 새 의전차 3대를 1,683만2,679달러에 계약했다. 2018년 9월 24일 트럼프의 뉴욕 방문 때 공개했다.
창문은 운전석만 7.6cm 정도 열린다. 조수석이나 대통령이 앉는 뒷좌석은 열리지 않는다. 차 문에는 열쇠 구멍이 없다. 문을 어떻게 여는 지는 백악관 경호원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이동할 때는 2대 혹은 3대가 함께 한다. 대통령이 어느 차량에 타고 있는지 감추기 위해서다. 뒤쪽의 경호 차량에 탑승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The Beast’는 해외 순방 때 대통령이 에어포스 원으로 방문국에 도착하기에 앞서 수송기로 도착해 대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