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지하공간 설계가 도시의 미래를 좌우한다

㈜서하기술단 고성일 대표이사
현대 도로 및 교통 인프라는 입체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도심지 지하공간 활용과 대심도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터널 엔지니어링은 단순한 시공기술을 넘어 시민 안전, 환경 영향 저감, 유지관리 효율, 제도 정비까지 함께 다루는 종합 기술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오랜기간 다양한 터널구조물 설계와 연구개발, 기준 개정등에 참여해 온 서하기술단 대표이사 고성일 박사를 만나, 국내 도로·터널 기술의 현재와 과제를 들었다.

Q1. 『도로교통』 독자분들께 간단한 소개와 함께 최근 주력하고 계신 활동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서하기술단 고성일입니다. 저는 오랜기간 동안 다양한 국가 기반시설 설계와 연구개발, 현장 기술 검토 업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도심지 지하교통 인프라와 대심도 터널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TBM 관련 기술 검토와 기준 고도화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Q2. (주)서하기술단은 금년이 설립 7년차인데, 회사의 주요 업무 조직과 핵심 가치 및 경영 철학은 무엇입니까?
A. 회사 설립 이후 터널설계와 함께 국가적 연구개발을 함께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운영해 왔습니다. 저희의 핵심 가치는 축적된 터널공학 관련 실무 경험과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신뢰도 높은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경영자로서는 기본에 충실한 서비스와 문제 해결 중심의 엔지니어링과 함께 직원간의 서로 돕는 분위기를 늘 강조합니다. 기업부설연구소와 벤처기업 등은 이러한 방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Q3. 다양한 터널 엔지니어링 과제를 수행해 오셨습니다. 서하기술단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A. 저희는 일반적인 터널 설계를 넘어 지반 조건이 까다로운 고난도 구간의 해석과 구조 검토, 국책 연구과제 수행 역량을 함께 갖추고 있습니다. 고속철도, 도시철도, 해저터널을 포함한 국도 사업 등 여러 유형의 설계 및 연구과제를 통하여 경험을 축적해왔습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저희 회사는 다양한 목적의 지하구조물 설계, 하저·저토피 등 민감 구간의 설계 리스크 검토와 함께 국내 최고의 TBM 설계사로 인정받기 위하여 노력중입니다.
Q4. 최근 수행한 지하공간 설계 사업중 일반 교통터널이 아닌 특수한 목적의 ‘강남역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가 있는데, 이 프로젝트가 갖는 공공성과 기술적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이 사업은 한신공영 콘소시엄 주축으로 수행되었으며, 서울의 중심가 중 하나인 강남역 일대의 장마철 반복 침수를 배제하기 위한 중요한 방재시설물 구축 사업입니다. 주요 구조물로서는 직경 6.5~10.6m, 연장 5.8km, 저류용량 48.5만㎥ 규모의 대심도 빗물배수시설로 계획되었으며, 수직구 8개소가 포함됩니다. 본 사업은 도심지 터널시공에 따른 안정성 확보, 민원 최소화 라는 일반 터널 구조물의 착안사항과 함께 장마철 집중호우시의 원활한 집수 및 방류 시스템 구축이라는 특수한 조건의 터널 구조물입니다. 향후 국내 도심지 방재 터널 기술 축적에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봅니다.

Q5. 국내 터널 기술 트렌드에서 기계화 터널 공법인 TBM(Tunnel Boring Machine) 활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NATM과 비교할 때 도심지 도로 건설에서 TBM의 핵심 장점은 무엇입니까??
A. 도심지에서는 소음·진동과 지표변위 관리가 특히 중요합니다. TBM은 굴착과 세그먼트 조립을 연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여건이 맞는 구간에서는 NATM 대비 소음·진동과 주변 영향 저감에 유리한 강점이 있습니다. 다만 지반 조건, 경제성, 환기·방재 계획 등을 함께 따져 공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저희 회사는 TBM 설계․시공 전문화를 위하여 “하저 저토피 지반구간의 터널 시공방법”, “강섬유 보강 쉴드 TBM 세그먼트”등의 특허 출원 등을 통하여 국내 TBM 활성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수행중에 있습니다.
Q6. 말씀하신대로 서하기술단 기술연구소의 특허 보유 현황을 보면 강섬유보강 콘크리트(SFRC) 및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세그먼트 관련 원천기술이 돋보입니다. 특히 이 기술은 터널의 내구성과 안전성에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A. 쉴드 TBM 터널의 기본 구조물인 세그먼트 라이닝에서 강섬유 기술은 구조적 가능성이 큰 분야입니다. 저희는 “콘크리트 보강용 리버스 후크형 강섬유”와 “후크형 강섬유가 보강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세그먼트” 등 등록특허를 바탕으로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강섬유 적용은 균열 제어, 초기 균열하중, 잔류 휨인장강도 측면에서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기술은 터널 구조물의 신뢰성과 유지관리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SFRC 세그먼트이지만 국내에서는 적용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SFRC 사용을 통하여 국내 터널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Q7. 국가 차원의 R&D 과제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계십니다. 특히 ‘철도 및 대단면 도로터널 TBM 활성화 위한 기준 연구’나 ‘건설기준 정비(KDS·KCS 개정)’ 과제는 어떤 배경에서 수행하게 되셨습니까?
A. 현장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기준과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실제 적용은 더뎌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한국터널지하공간 학회 주도하에 국가철도공단에서 발주한 철도터널 TBM 기준 정립 연구를 추진해 왔고, 도로 분야에서는 대단면 도로터널 TBM 설계 및 시공기준 정립 연구가 수행됐습니다. 국토교통부도 2023년 터널설계기준과 터널공사 표준시방서를 개정했고, 2026년에는 추가 개정을 예고했습니다. 결국 기준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야 현장 기술력도 향상될 수 있다로 생각됩니다.
Q8. 최근 건설현장에서는 물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건설사업비의 현실화에 대한 목소리도 큽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A.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재비, 장비비, 인건비가 크게 상승했지만, 일부 기본설계의 물가지수와 공사비 산정 기준은 여전히 현장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터널공사의 경우 지반 리스크와 장비 투입, 안전관리 비용이 큰 공종은 단가와 품셈이 현실과 차이가 크게 생길 경우 설계 품질, 안전한 시공여건 조성, 원활한 사업추진등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와 발주기관이 최신 물가와 인건비, 장비 운용비, 공법별 리스크 비용을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물가지수와 품셈, 대가 기준을 현실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됩니다.
Q9. 도로·터널 엔지니어링 역시 BIM(건설정보모델링)이나 스마트 건설 기술과의 융합이 필수적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계시는지요?
A. 이제 BIM과 데이터 기반 검토는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설계 초기 단계부터 3D BIM을 활용하면 지하 매설물 간섭, 공종 간 충돌, 지반 리스크를 사전에 검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지하고속도로를 포함한 복잡한 도심 지하 교통 인프라에서는 설계·시공·운영 데이터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기술이 발전해야 하며, 저희도 이에 맞춰 데이터 기반 엔지니어링 역량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Q10. ㈜서하기술단이 지향하는 중장기적 비전과 엔지니어로서 대표님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A. 지하공간과 터널 분야에서 기술 신뢰를 인정받는 강소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내 대심도 지하도로와 대형 철도 사업에서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지하 교통 인프라 시장도 꾸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후배 엔지니어들이 현장에서 마주하는 기술적 문제를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실무 지침과 연구 성과를 꾸준히 남기고 싶습니다.
Q11. 한국도로협회, 도로·교통 관련 학·협회와의 협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특히, 건의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한 말씀부탁드립니다.
A. 협회는 학계와 현장을 잇는 중요한 플랫폼입니다. 특히 중소 전문기업 입장에서는 협회를 통해 정책 논의에 참여하고 기준 개정 과정에서 현장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다만 도로터널과 지하도로를 포함한 지하교통 인프라 분야는 아직도 도로, 철도, 터널이 각각 다른 체계에서 논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분야를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정기 포럼과 기술 논의의 장이 더 촘촘하게 운영되면 좋겠습니다.
Q12. 마지막으로 도로교통 독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도로는 국가 경제와 일상을 지탱하는 국가적 기본 인프라입니다. 도심 과밀화와 기후위기 속에서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지하 도로망을 구축하는 일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미래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모든 도로·교통 종사자 여러분께 깊은 존경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주)서하기술단도 흔들림 없이 안전한 내일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으며, 한국도로협회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지하 인프라 설계가 결국 정밀한 기술 검토, 축적된 검증, 그리고 시대 변화에 맞는 기준 고도화 위에서 완성된다는 점을 다시 보여주었다. 앞으로 TBM의 확대, 도심 방재 터널, 세그먼트 기술, BIM 기반 설계는 앞으로 도로·교통 분야가 함께 풀어가야 할 핵심 과제다. 특히, 서하기술단이 추구하는 ‘집약된 기술력’과 ‘원천기술 중심의 R&D 투자’는 단순히 하나의 기업 경영 전략을 넘어, 우리 도로 교통 업계 전체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진화해야 함을 상기시킨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지하에서부터 단단하게 다지고 있는 그의 기술적 여정이, 머지않은 미래 지하공간 모습을 어떻게 새롭게 세워나갈지 그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