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도로도 공공 인프라로 운영 효율과 공공 신뢰를 함께 증명해야 할 시점

우리나라 민자고속도로는 국가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 도로 인프라 확충에 기여하며 국민의 이동 편의와 국가 경쟁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통행료 부담, 노선 간 형평성 문제, 시설 노후화 대응, 공공성 강화 요구 등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이용자 서비스 품질 향상과 안전관리 강화, 지속가능한 운영체계 구축은 민자도로 산업 전반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도로협회는 민자도로사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업계의 공통 현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공유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민자도로전문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민자도로사의 권익을 대변하는 것은 물론 정보 및 기술 교류를 활성화하고, 제도 개선과 정책 건의의 공식 창구 역할을 수행하며 민자도로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도로교통 저널은 현재 민자도로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천대교(주) 양태환 실장을 만나 국내 민자고속도로의 운영 현황과 주요 현안, 민자도로전문위원회의 역할,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1. 먼저 본인 소개와 현재 맡고 계신 역할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인천대교(주)에서 운영과 유지관리, 이용자 서비스, 대외 협력 업무를 두루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도로협회 민자도로전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렇게 인터뷰하는 시간까지 갖게 되었네요. 민자도로사에서 느끼는 책임은 “문제가 없게 운영하는 것”을 넘어, “언제 이용해도 예측 가능한 도로”를 만드는 일입니다. 민자도로는 민간이 운영하더라도 결국 국민이 매일 이용하는 공공 인프라이기 때문에, 운영 효율과 공공 신뢰를 함께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2. 인천대교라는 현장은 일반 민자고속도로와 무엇이 가장 다릅니까?
제게 인천대교는 “예측 가능해야 하는 해상교량”입니다. 공식 사이트에서도 해무정보와 공항 출도착정보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고, 최근 공개된 입찰만 봐도 항로표지 등부표 정비처럼 일반 내륙도로와는 다른 해상 인프라 관리 요소가 분명합니다. 공항 접근축이라는 성격까지 겹치기 때문에, 교통관리와 구조물관리, 기상 대응이 각각 따로가 아니라 하나의 운영 체계로 움직여야 한다고 봅니다.
Q3. 우리나라 민자도로는 지금 어떤 전환점에 와 있다고 보십니까?
과거 민자고속도로는 국가 재정 부담을 완화하면서 필요한 도로 인프라를 보다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그 역할과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기준 민자고속도로는 전국 고속도로 연장의 약 18.4%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수도권에서는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핵심 교통 인프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제는 재정사업의 대안이라는 관점보다는 국가 도로망을 구성하는 중요한 한 축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으며, 그에 걸맞은 공공성과 운영 전문성을 함께 보여주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4. 민자도로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과거 MRG 논란과 리파이낸싱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민자도로를 둘러싼 과거 제도 논란, 특히 MRG 문제는 업계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핵심이 민간을 쓰느냐 마느냐보다, 위험을 누가 어떻게 부담하고 적정운영비에 대한 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했느냐에 있다고 봅니다. 리파이낸싱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금조달 조건이 개선됐다면 그 편익이 사업 안정성, 이용자 부담 완화, 공공 편익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공유되는지 원칙이 분명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5. 운영기간이 끝나가는 노선들이 늘어날수록 무엇을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합니까?
운영기간 종료를 이야기할 때는 “끝나면 국가귀속”이라는 한 문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의 BTO 틀에서는 공공 귀속과 운영권이 분리되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종료 직전 성능기준, 대수선 책임, 운영데이터 인계, 운영 매뉴얼 정합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 입니다. 저는 지금부터라도 운영권 반환에 대한 SOP를 수립하여 종료 예정 노선별 인수인계 체크리스트를 표준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Q6. 민자도로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민자도로의 지속가능성은 통행량 하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금리와 차환 환경, 유지관리 투자 여력, 정책의 예측 가능성, 사회적 신뢰가 함께 버텨줘야 장기 운영이 가능합니다. 특히, 급격히 변화하는 AI기반 교통환경에서 정부의 정책예측 가능성은 민자도로의 지속적인 투자와 서비스품질 향상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이라고 생각합니다.
Q7. 민자고속도로 운영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안은 무엇입니까?
민자고속도로 운영 과정에서는 친환경차 할인정책이나 통행료 정책과 같이 국민 편익을 위한 제도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정책들은 도로 운영과 유지관리 재원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속적인 협의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안전하고 쾌적한 도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유지관리 재원 확보가 중요합니다. 앞으로는 운영 현장의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의 운영모델이 지속가능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꾸준히 점검하고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8. ITS, AI, 디지털 트윈, 예측유지보수 같은 기술은 현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ITS와 데이터 기반 유지관리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AI나 디지털 트윈을 마치 만능 해법처럼 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센서, 교통정보, 기상정보, 점검이력, 구조물 상태를 연결해 이상 징후를 먼저 발견하는 체계를 만드는 일이며, 개별 노선의 구체적 적용 수준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접근이 맞다고 봅니다.
Q9. 그렇다면 현장에서 체감할 정도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까?
최근에는 ITS 기반 교통관리,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 시설물 모니터링 등 디지털 기술 활용 범위가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교량이나 터널 같은 주요 시설물은 예방적 유지관리 체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데이터 기반 관리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단순 사고 대응을 넘어 “사고를 예방하는 체계” 구축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상 상황, 교통량 변화, 시설물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위험 가능성을 사전에 관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문제가 발생한 이후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위험 요소를 사전에 분석하고 예측하는 방향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봅니다.
Q10. 안전과 ESG는 민자도로 운영에서 어떤 방식으로 연결돼야 합니까?
안전과 ESG가 따로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최근 스마트크루즈컨트롤(ACC) 관련 사고 예방 캠페인이나 작업구간 안전 향상을 위한 자율주행차량의 후방 출동방지 시스템 개발 등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용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도로 운영기관의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민자도로 운영사들은 태양광 발전시설 구축, 에너지 절감 활동,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 다양한 ESG 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실제 운영 성과와 연계되어 이용자와 지역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가치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11. 한국도로협회 민자도로전문위원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현재 민자고속도로는 국가 도로망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했지만, 그동안 업계의 의견을 함께 모으고 전달할 수 있는 공식적인 창구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도로협회 민자도로전문위원회는 민자도로 운영사들의 경험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정부와 국회, 공공기관과의 소통 창구 역할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안전관리, 유지관리, ESG, 디지털 전환 등 공통 현안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현장의 운영 경험과 기술적 의견을 공유함으로써 보다 나은 정책과 제도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민자도로 업계를 대표하는 소통 플랫폼으로서 협력과 정보 공유의 중심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12.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 공공, 운영사, 학계가 당장 같이 풀어야 할 과제를 꼽는다면 무엇입니까?
제가 우선순위로 꼽고 싶은 과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운영권 종료 전 인수인계 기준을 표준화하는 것, 둘째 ITS와 예방적 유지보수, 데이터 활용의 최소 공통 기준을 마련, 셋째 기존의 민자도로 운영결과를 분석하여 적정운영비 기준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민자도로의 미래는 새로운 사업을 얼마나 더 만드느냐보다, 이미 있는 도로를 얼마나 신뢰 있게 운영하느냐에서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Q13.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민자고속도로 역시 국민의 안전과 이동 편의를 책임지는 국가 인프라의 중요한 한 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는 안전관리와 유지관리, 서비스 향상, ESG 경영 등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민자와 재정을 구분하기보다 국민에게 얼마나 안전하고 편리한 도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민자고속도로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변화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민자도로는 기술, 재무, 고객서비스, IT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함께 운영하는 조직인 만큼 전문인력 양성도 중요합니다. 한국도로협회가 민자도로전문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보 공유와 교육, 소통의 장을 마련해 준다면 민자도로 운영 전문성과 국민 신뢰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양태환 실장은 인터뷰 내내 민자고속도로의 핵심 가치를 ‘공공성’과 ‘이용자 신뢰’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민자도로 역시 국가 교통체계의 중요한 축인 만큼, 단순한 수익사업이 아니라 안전과 서비스 품질을 책임지는 공공 인프라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반 운영체계와 예방 중심 유지관리, ESG와 탄소중립 대응 등 새로운 변화 속에서 민자고속도로의 역할 역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 중심의 지속가능한 운영체계 구축이 앞으로 민자도로 산업의 중요한 방향이 될 전망이다.